현대중공업이 2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와 관련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든 현대중공업의 진의(眞意)를 의심하는 시장의 시선을 의식한 자리였다.

◆'노하우 살려 시너지 극대화'

현대중공업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총괄하고 있는 이수호 부사장(CFO)은 "(대우조선 인수전에)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말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전략을 자세히 풀어 냈다. 이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VLCC(초대형 유조선)와 LNG(액화천연가스)선,해양설비 부문으로 특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신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박에 집중,'세계 1위 조선업체'의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선박 부문 영업이익률이 15%를 넘는 데 반해 대우조선해양은 8%대"라며 "격차를 3년 내에 최대한 좁혀 대우조선해양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M&A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파트너 끌어들이지 않겠다'

이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내부 자금이 8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특별히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과 손잡을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장 수익률과 풋백 옵션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은 조건이 맞지 않는다"며 "경영 주도권 문제 등으로 별도의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독으로 인수하겠다는 전략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특화 전략이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을 살 소지가 크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