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 돌파, 김수로 "출연진의 착한 심성 잘 드러나"

"혼자 살면서 가족이 해주는 밥도 못 먹고 외로운데 촬영장에만 오면 너무 즐거워요.같이 잠 잘 사람도 있고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있어 좋아요."

'국민 요정' 이효리(29)의 이 말이 가식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이 프로그램이 성공의 문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다분히 코믹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어느정도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은 그간 이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보여준 끈끈한 유대감 때문일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들의 체험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SBS TV '일요일이 좋다'의 1부를 책임지는 '패밀리가 떴다'가 명실상부 '떴다'.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마침내 전국 가구 시청률 20%를 돌파하더니 광고마저 모두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한동안 침체됐던 SBS 예능으로서는 경사다.

6월15일 첫선을 보인 '패밀리가 떴다'는 8회 만인 8월3일 경쟁작인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했어요'를 제친 데 이어, 9회부터는 일요일 저녁 예능 왕좌를 차지했던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마저 따돌리고 3주 연속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초반에는 '1박2일', '무한도전' 등을 따라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현재는 이들 프로그램의 진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효리ㆍ박예진,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다
'무한도전', '1박2일'에서도 연예인들은 몸을 던진다.

마라톤 대결을 벌이며 벌칙으로 까나리 액젓을 먹기도 하고, 목욕탕에서 물 퍼내기 대결도 벌였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이효리와 박예진 두 여성 스타 때문이다.

최고의 스타 이효리와 새침하고 차가운 매력으로 승부했던 연기자 박예진이 맨얼굴로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상황에서든 내숭 없는 모습으로 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효리는 톱스타지만 시키면 언제든 춤을 추고 노래하는 등 엔터테이너로서의 끼를 가감없이 발휘하고 있고, 박예진은 송곳으로 장어 머리를 찔러 구이용으로 만들고 살아있는 생선을 토막 내 매운탕을 끓이는 등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천연덕스럽게 한다.

둘의 활약은 베테랑 MC 유재석을 중심으로 김수로, 대성, 윤종신, 이천희 등 다른 남자 출연자들의 캐릭터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누구도 '이거 해야 해요?'라고 묻지 않는다
연출을 맡은 장혁재 PD는 "출연자 누구도 '이거까지 해야 해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힘든 촬영이 많은데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고 순간순간 보다 리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패밀리가 떴다'가 '1박2일'과 다른 점은 누군가의 집을 봐주고 집주인 대신 일을 해준다는 것이다.

게임이 있는 MT에 시골 체험이 결합되면서 복숭아 따기, 흑염소 먹이 주기, 숭어 잡기, 돼지 몰이 등의 일거리가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선한 심성이 느껴지는 것도 성공 비결이다.

'김계모'라는 별칭을 얻은 김수로는 "출연진이 모두 착한데 그게 잘 드러난다.

또 누구도 가식을 부리지 않는다.

또 모두 열심히 한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해 순간순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설정 논란..시골 주민들 직접 반박 나서
'패밀리가 떴다'는 최근 '설정 논란'으로 잠시 구설에 올랐다.

프로그램이 서서히 인기를 끌자 음해성 글들이 인터넷에 오르기 시작한 것. 대부분 방송 내용은 모두가 설정이고, 실제 출연자들은 모텔에서 자는 등 방송을 위해 잠시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출연진에게 집을 빌려준 마을 사람들이 인터넷에 반박글을 올리면서 사그라졌다.

장혁재 PD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니까 촬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촬영장 주변에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심지어 밤에 다들 자고 있는데 무단침입해 사진을 찍고 가는 분들도 있다"면서 "촬영장을 공개하지 않으니까 불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설정 논란은 말도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또 물고기를 잡고 농산물을 따는 등의 행위에 대해 시비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장 PD는 "잡거나 따는 모든 행위는 현지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의 허락을 얻어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소섭외 가장 힘들어..특산물 소개 보람
'패밀리가 떴다'의 가장 힘든 점은 장소섭외다.

일단 대식구가 묵을 집이 있어야하고 그 주변 경관이 좋아야한다.

또 체험거리, 일거리가 다양해야한다.

장PD는 "전국을 다 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말 예쁜 곳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촬영 조건에 맞는 곳을 찾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나마 일단 마음에 드는 곳을 찾으면 섭외는 어렵지 않다.

최근 프로그램이 유명세를 탄 덕이라고 한다.

장PD는 "촬영 후 방송에서 그 고장 특산물이 집중 조명되는 것을 보고 현지 주민들이 무척 흡족해하신다.

요즘 농촌이 다 어려운데 우리 프로그램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