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들이 난립하고 있다. 고유가에 공급과잉으로 기존 저가항공사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불구,신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한성항공,제주항공,진에어 등 기존 4개사에 에어부산,코스타항공,이스타항공 등 3개사가 올해 중 취항을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항공사들이 수요부족 등을 이유로 취항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일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바람에 고객들에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 항공사들은 지방자치단체들과 합작,설립한 것이어서 누적 적자로 파산할 경우 주민세금만 낭비할 것이라는 비난여론도 높다.

기존 저가항공사들은 업체별로 명암은 있지만 특히 신생업체들은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대부분 낮은 탑승률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이 설립한 진에어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4회 운항하고 있는 진에어의 7월 출범 이후 한 달간 탑승률은 67%에 머물렀다.

지난달 말 취항한 영남에어도 운항 며칠 만에 수요가 없는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영남에어는 지난달 25일부터 부산~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본격 운항에 들어갔지만 지난 1일 부산~김포 노선의 운항을 적자 등의 이유로 중단했다. 영남에어는 진에어와 같은 김포~제주 노선에서 7월 전체 탑승률(25~31일)이 22%로 저가항공사 중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주자인 제주항공 한성항공 등의 실적도 신통치 않다. 승객 탑승률은 70~80%대로 견조한 편이지만 초기 투자 부담 때문에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한성항공은 지난해 119억원,제주항공은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고유가 충격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2005년 설립 후 누적손실이 244억원으로 최초 설립자본금 200억원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공급과잉"이라며 "노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 업체들은 상당 기간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런데도 저가항공사들의 신규 시장진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적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제선 노선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서울발 제주도행과 일본행 비행기의 경우 비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대형 항공사들은 일본행 비행기에서 2~3배 높은 값을 받고 있다"며 "대형항공사의 절반가격에만 운항해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