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원유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6일(현지시간) 유가가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X)의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16달러(1.0%) 오른 배럴당 116.27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0.43달러(0.4%) 오른 114.46달러로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열대성 폭풍 구스타브가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확장해 멕시코만으로 접근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배럴당 117.5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앨러론트레이딩의 필 플린 부사장은 "구스타브의 경로가 계속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은 육지에 상륙하기 전 세력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 아이티를 지날 때는 세력이 다소 약화됐다가 쿠바 동부로 접근하면서 다시 세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 그루지야의 두 자치공화국에 대한 독립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러시아와 그루지야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흑해 연안 소치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가 끝난 뒤 TV 연설을 통해 "두 자치공화국에 대한 독립을 러시아가 공식 인정한다는 명령서에 서명했다"면서 "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의 뒤를 따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너지정보청(EIA)이 하루 원유.석유제품 공급량이 지난 6월 1천955만3천배럴로 작년 동기의 2천73만7천배럴보다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름세는 다소 둔화됐다.

WTRG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허리케인이 쿠바 서쪽으로 넘어가 멕시코만 석유생산지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스타브가 이번 주 유가의 주요 상승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