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6일 은행주에 대해 건전성을 자극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어 당분간 주가 상승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이준재 연구원은 "현재 은행 주가에 반영된 리스크 프리미엄은 단순히 경기 하강 위험과 금리 상승에 노출된 경상적 수준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며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킬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고 풀이했다.

무엇보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외화 유동성 압박이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원화는 물론 외화도 차입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자금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5%에 달하는 은행채 스프레드가 최근 신용위기가 불거진 2003년의 2배 수준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외화차입 여건 또한 어려워지면서 장기차입금 가산금리도 작년에 비해 100bp 가량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은행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매도 수요를 받아주면서 단기 외채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신용경색 강도가 심화되면 단기차입 시장에서 조차도 유동성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1080원을 위협하는 등 환율이 재차 상승세를 보여 수출기업들의 추가 파생상품 투자손실이 전망된다. 지난 6월 말 1조 4700억원에 달했던 기업들의 키코관련 손실액은 3분기 들어 현재까지만 33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연구원은 "경상수지 적자와 국내 금융회사의 달러 유동성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면 추가 환율 상승도 가능하다"며 "키코 손실로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업 호황을 등에 업고 과잉투자를 집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던 신생 조선업체 일부는 생산에 돌입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적자 영업이 불가피하다"며 조업업체들의 신용 위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1배 수준이나, 신용카드 위기가 고조된 2003년 0.8배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은행 주가가 20% 가량 더 하락할 수도 있다"면서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