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제3차 정상회담을 마친 뒤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측 인사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환영 만찬을 열었다.

이날 만찬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외국 정상에 대한 국빈만찬으로 특히 최근 베이징 올림픽 과정에서 나타난 중국민들의 '혐한 감정'을 고려한 우리 측의 배려가 엿보였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후 주석을 보니 오랜 지기처럼 서로 잘 이해하고 친밀해졌음을 느낀다"면서 "이런 관계가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은 쓰촨성 대지진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러냈다"면서 "우리 국민을 대표해 베이징올림픽을 높이 평가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후 주석도 답사에서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한국 선수단에 축하를 보내고 지진 피해에 많은 지원을 보내준 한국에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후 주석은 이어 "양국이 선린우호를 강화하고 호혜협력을 승화시키는 것은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양국민의 공동 바람"이라면서 "양국은 세계무대에서 중요한 나라인 만큼 손을 꼭 잡고 힘을 합쳐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주고 세계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와인을 곁들인 만찬에는 삼색밀쌈,단호박죽,전복,해삼,관자볶음,궁중신선로,갈비살구이,자연송이탕,냉팥시미로 등 우리 전통음식들이 나왔다.

특히 한류 가수인 장나라씨가 한국가요인 '신기루'와 중국영화 '첨밀밀'의 주제가인 '달빛이 내 마음을 말해주네(月亮代表我的心)'를 차례로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영애씨는 후 주석에게 중국말로 '니하오마(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이야기를 주고 받아 눈길을 끌었다.

만찬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민주당 정세균 대표,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 각당 대표들을 비롯해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각계 인사 11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이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으면서 관심을 끌었으나 이 대통령이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을 뿐 별다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