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부가기능 앞세워 시장점유율 60% 넘겨

샤프,카시오 등 일본 전자회사가 주도하던 국내 전자사전 시장에 레인콤,한누리비즈,에이트리,디지털큐브 등 국내 업체들이 뛰어들어 빠른 속도로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올 들어 동영상 재생,무선인터넷 지원 등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컨버전스(기능 융합)형 제품을 내놓으며 불과 1년여 만에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25일 전자사전업체 한누리비즈 관계자는 "2006년 3월께부터 국내 업체들이 전자사전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당시 80%대였던 샤프와 카시오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초 50%를 밑도는 등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다양한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시장 판도가 완전히 역전됐다"며 "연간 150만대 규모의 전자사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현재 60%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체들이 만든 전자사전의 인기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샤프와 카시오 전자사전을 보러왔던 젊은 소비자들이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갖춘 국내산 전자사전을 사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국내 전자사전 업체들은 지상파 DMB,FM라디오,무선 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갖춰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레인콤의 '딕플 D30' 시리즈는 중국어,일본어 등 각 언어에 특화된 콘텐츠를 담은 것은 물론 지상파 DMB,동영상 재생,PDF 뷰어 기능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트리가 올해 초 선보인 'UD20'과 한누리비즈의 '누리안 X20' 역시 동영상 재생,MP3플레이어,전자수첩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무선랜 기능을 지원하는 '아이스테이션 UDIC'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만든 전자사전이 콘텐츠나 기능 면에서 일본 제품을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하반기 이후에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최민지 인턴(한국외대)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