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김중회 사장 내정자가 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인 국민은행 주식을 21일 매입했다. "나부터 주식 산다"는 자신감을 내보임으로써 지주사 전환 이후의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황 내정자와 김 내정자는 이날 주식시장이 열린 직후 각각 1억원어치와 5000만원어치의 국민은행 주식을 사들였다. 황 내정자와 김 내정자의 주식 매입 단가는 전날 종가인 6만1000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주식 수는 1600여주와 800여주다.

김 내정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은행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돼 있는데다 지주사 전환 이후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해 매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 주가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6만3293원을 약간 밑돌고 있지만 지주사 전환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확신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찬성 및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이 발행 주식의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 국민은행은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고 매수청구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주사 전환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국민은행 주가는 최근 들어 6만원을 웃돌다가 이날 전체적인 증시 하락에 따라 1500원(2.46%) 하락한 5만9500원에 마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