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호흡기를 달고도 한국경제를 걱정했던 분."(손병두 서강대 총장) "대기업 총수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

오는 26일 고(故)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경영철학과 국가관을 재조명한 추모서적 '최종현,그가 있어 행복했다'가 20일 발간됐다. 이 책은 생전 고인과 교유한 정계 재계학계의 지인 53명과 전ㆍ현직 SK 경영인 47명 등 모두 100명으로부터 '내가 만난 최종현'이란 형식의 기고문을 받아 엮은 것이다. 추모 글과 더불어 관련 사진 500여장도 담고 있다.

구평회 E1 명예회장은 "당시 최 전 회장,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포함해 한국과 미국의 정계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12명이 '와이즈맨 카운슬'이란 비공개 모임을 결성한 일이 있었다"며 "고인은 이 모임에 나와 한 나라를 대표해 사업하는 기업인은 단순한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비즈니스 스테이츠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효성그룹 회장)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미래의 변화를 잘 읽었던 분"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요즘 같은 상황에선 고인의 선구적인 안목과 식견이 더욱 그립다"고 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 교수들과 육개장으로 점심을 함께하면서 경제토론을 벌이는 것을 즐겼다"며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며 세계적인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는 "최 전 회장은 한국사회에서 기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 총수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된다"고 했다. 조정남 SK텔레콤 고문도 "직원들을 마치 친자식처럼 대했고 특히 젊은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며 "아직도 울산공장에서 직접 바비큐를 구워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