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조정장에서도 공매도에 나선 외국인투자자들이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해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미리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공매도를 시도했지만 되레 손실이 난 것이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451개 주요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액은 2조1589억원에 달했고,여기서 발생한 평가손은 118억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실제로 처분하는 거래다.

외국인이 공매도의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이달 조정장에서 외국인이 공매도 투자로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종목별로는 STX팬오션의 공매도 투자 평가손실률이 가장 컸다. 이 기간 누적 거래량 1792만여주 가운데 5.7%가 공매도였던 STX팬오션은 평균 공매도 가격이 1860원이었지만 지난 18일 종가는 2020원으로 7.9%의 평가손실을 냈다. 이 밖에 현진소재 에스원 한국타이어 등의 평가손실률도 7%를 넘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조선주에서도 일제히 손실을 봤다. 공매도 비중이 13.4%에 달했던 현대중공업의 평가손실률이 1.2%였고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도 각각 3.4%와 4.8%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유한양행 녹십자 등도 공매도 타깃이 됐지만 평가손실을 안겼다.

공매도 투자로 손실이 나긴 했지만 적극적인 쇼트커버링(공매도 뒤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것)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보다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급하게 주식을 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들어 공매도 비중이 33.7%로 가장 높았던 에쓰오일은 평균 공매도 가격(6만3427원)보다 18일 종가(6만2600원)가 더 낮아 평가이익률이 1.3%였다. 공매도 비중이 두 번째로 컸던 호남석유도 3.5%의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