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당 몫으로 배분된 11개 상임위 중 통일외교통상위와 문화관광위,정보위 등 3개 상임위원장 후보자 경선을 치렀다.

소속의원 156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선에서 통외통위원장 후보에 박진 의원이 선출됐고,문광위원장 후보에 고흥길 의원이,정보위원장 후보에는 최병국 의원이 각각 뽑혔다.

당초 원내지도부는 통위통위원장 후보에 4선의 남경필 의원을 내정했지만 '약세'로 예상됐던 박 의원이 남 의원을 누르고 선출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정보위원장 후보 경선에서도 내정자인 최병국 의원과 경선을 요구했던 권영세 의원이 득표수에서 동수를 기록했으나 '다선수ㆍ연장자를 고려해 선출한다'는 당규에 따라 최 의원이 후보로 확정됐다. 문광위원장 후보만 당초 내정된 고흥길 의원이 정병국 의원을 무난히 꺾고 후보자가 됐다.

당 안팎에선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박진의 반란"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진 권영세 정병국 의원이 "원내지도부가 전문성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 내정자를 선정했다"며 경선을 요구했고,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경선에서 떨어지면 다른 상임위로 가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던 터였기 때문이다.

남 의원의 탈락이나 최 의원의 '신승'에 대해 당내에서는 대체로 홍 원내대표의 독주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홍 원내대표가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경선까지 가도록 한 데 대한 불만이 가미돼 있다는 것이다. 자연 홍 원내대표는 지도력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중진의원은 "이번 경선은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측면이 강하다"며 "오랫동안 원구성도 성사시키지 못한 데다 상임위원장 인선도 원내지도부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단독 입후보한 나머지 8개 상임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에는 홍준표 원내대표,기획재정위원장에 서병수,국방위원장 김학송,정무위원장 김영선,행정안전위원장 조진형,국토해양위원장 이병석,예결특위 위원장 이한구,윤리특위 위원장에 심재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