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등 4개 자산 투자차익 6조7천억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론스타의 한국 내 자산을 관리하는 허드슨어드바이저스코리아는 부실채권(NPL)과 부동산 등 투자 자산을 대부분 팔았고 이 회사가 설립한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는 이미 청산됐거나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허드슨어드바이저스코리아가 부실채권과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25개 SPC 중 16개는 청산했으며 나머지 9개도 자산 정리를 끝내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론스타는 지난 3월 2조원 규모의 카드사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 국내 부실채권 시장에서 손을 털었고 부동산 자산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150여명에 달하던 허드슨어드바이저스코리아의 직원은 현재 5명 남짓으로 줄었다.

론스타의 다른 자회사인 론스타코리아에도 최소한의 인력만 남아 있는 상태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실시한 부실채권의 경쟁 입찰에 참여하면서 한국에 진출해 한때 투자 자산이 6조원(원금 기준)에 달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2002년 12월 리스 및 할부금융업체인 스타리스를, 이듬해에는 극동건설과 외환은행을 차례로 인수하며 국내에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지금은 상당한 수익을 남기고 한국 내 자산을 대부분 처분한 상태다.

론스타는 극동건설에 투자한 지 4년여 만에 유상감자와 배당, 보유 지분의 매각 등을 통해 투자 원금 1천700억 원의 5배 가량인 8천800억 원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는 스타리스의 경우 1천500억 원에 인수해 3천23억 원에 되팔았으며 강남의 스타타워 빌딩을 샀다가 매각해 2천6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론스타의 한국 내 마지막 주요 자산인 외환은행도 2003년 헐값매각 의혹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또는 10월에 영국계 은행인 HSBC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론스타와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론스타는 작년과 올해 외환은행의 배당과 보유 지분의 일부 매각으로 1조8천400여억 원(세전 기준)을 챙겨 이미 투자 원금 2조1천548억 원의 85% 가량을 회수한 상황이다.

론스타가 HSBC로부터 받게 될 외환은행 매각대금은 60억1천800만 달러(약 6조 원)이다.

따라서 론스타는 극동건설, 스타리스, 스타타워,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만 6조7천600억원 가량의 이익(세전 기준)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확한 투자 현황이 드러나지 않은 부실채권 매각 이익까지 감안하면 전체 투자 이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론스타 사정에 정통한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되면 연내 한국 내 자회사를 모두 청산하는 등 미련 없이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김호준 기자 kms1234@yna.co.kr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