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과 안전􁽗법과 원칙 '키워드'로 국정 운영
내달 100대 프로젝트 제시…국민과의 대화도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60년을 긍정 평가하면서 '8·15 경축사'를 시작했다. 과거의 자랑스런 역사를 재조명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60년을 향한 비전과 실천 과제를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건국 60주년을 '터닝 포인트'로 삼은 '국정 뉴 스타트'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우선 과거 60년의 역사를 성공의 역사,발전의 역사,기적의 역사로 규정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아우르는 현대사는 잊어야 할 과거가 아니라 경제 강국의 기틀을 마련해 준 소중한 역사라는 것이다. "기적의 역사를 남들은 신화라고 하지만 그것은 피와 땀,눈물의 산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순국 선열,무명 용사,이역만리에서 고생한 간호사와 광부,재봉틀을 돌리던 우리의 누이,독재에 맞서 싸운 학생과 시민들이 한강의 기적,민주화의 길을 닦은 주인공으로 거명됐다. 참여정부에서 친일 행각,독재 및 산업화 과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문제 삼아 대대적인 과거사 정리에 나섰던 것과 대조된다.

'성숙한 자유'라는 화두도 던졌다. 지나간 60년이 기본적인 자유를 얻는 시간이었다면 새로운 60년은 성숙한 자유를 구현하는 시간이 돼야 하고 그래야 건국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성숙한 자유란 선진 일류 국가의 개념과 맥이 닿아 있다. 민주화를 한 단계 뛰어넘어 선진화 시대로 나아가야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이 조화를 이루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성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논리다.

새로운 60년,선진 일류 국가가 되기 위한 실천 정신으로 녹색 성장 이외에 기본과 안전,신뢰,법과 원칙,삶의 질 선진화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법치'를 힘주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을 어기는 행위엔 저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관용이란 있을 수 없음을 실천으로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법과 원칙을 무기 삼아 국정 운영에 공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쇠고기 정국에서 여기저기 눈치를 보는 바람에 국정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자성론에 기반한다.

그러나 이날 경축사는 비전 제시에만 치중한 채 실현화 방안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 달 중 '100대 프로젝트'를 발표키로 했는데 얼마만큼 내실 있는 내용이 들어가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200일인 다음 달 11일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