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독에 이어 중국까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스포츠 제국' 미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만과 질투가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5일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질투와 불만은 과거 냉전 시절 스포츠 라이벌이었던 러시아와 동독에 제기했던 것과 비슷한데다 체육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중국의 현실을 도외시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과 베이징올림픽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15일 현재 미국은 금메달 14개(은 12개, 동 17개)로 금메달 22개의 중국(은 8개, 동 6개)에 뒤져 2위를 달리고 있다.

대회 초반부터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던 미국은 한동안 잠잠했으나 체조여자단체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중국에 내주면서 본격적인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대표팀 허커신과 장위위안, 양이린 등이 모두 올림픽에 나설 수 없는 14세 소녀라면서 중국을 대상으로 집중포화를 쏘고 있는 것.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공격은 냉전 시절 러시아 동독 등 동구권 체조선수들을 향해 제기한 의혹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미국은 가냘픈 몸매와 뛰어난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동구권 체조선수들이 사춘기의 도래를 늦추는 약을 복용한다고 주장했으나 신빙성은 떨어졌던 것.
이 가운데 쓸데 없이 의혹만 부풀리지 말고 내실있는 투자를 통해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대럴 시벨 미국 올림픽 위원회 대변인은 "경쟁을 말할 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재정적 지원"이라며 "재정 지원만 놓고 봤을 때 미국은 아마 상위 5위 안에도 들지 못할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약 37만명의 학생들이 국가에서 지원하는 체육학교에 다니면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한마디로 규모에서 미국은 이미 중국에 한 수 접을 수밖에 없는 국면인 셈.
신문은 미국이 아마추어 종목에 지원을 게을리하면 이미 독주체제가 무너지고 있는 수영 뿐 아니라 절대 강세를 띠고 있는 육상에서도 다른 나라들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