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민이가 첫 판을 내줘 두 번째 단식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창펭룽은 이긴 적이 많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복식에서 이겨 잘 풀린 것 같다. "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 '맏형' 오상은(31ㆍKT&G)이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 단ㆍ복식에 걸친 눈부신 활약으로 4강 진출을 이끌었다.

14일 남자 단체전 C조 예선 최종 3차전이 열린 베이징대 체육관.한국과 대만은 나란히 2승을 기록하고 있어 이 경기가 준결승행 티켓 주인을 가리는 일전이었다. 대만은 중국팬들의 열렬한 응원까지 받아 홈 코트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낙승 예상과 달리 대만은 끈질긴 상대였고 한국은 에이스 유승민(26ㆍ삼성생명)이 긴장했는지 대만의 에이스 췐치유안에게 1-3로 역전패했다. 1단식을 잡고 여유있게 4강행을 확정하려던 한국팀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구해낸 건 최고참 오상은이었다. 2005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3위에 올랐던 오상은은 지난해 11월 오른쪽 어깨 힘줄이 미세하게 끊어진 것으로 확인돼 수술을 받고 3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 4월에는 브라질ㆍ칠레오픈에도 불참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수술 후유증 탓에 아직 드라이브할 때 어깨가 완전히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최상의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 그가 2단식에 나서 창펭룽을 3-1로 일축했다. 창펭룽은 한 박자 빠른 오른손 셰이크핸드 오상은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게임 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승부의 분수령이 된 3복식에서도 오상은은 빛났다. 이정우(농심삼다수)와 콤비를 이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오상은은 여러 이유로 이정우나 주세혁(삼성생명) 대신 파트너가 윤재영으로 바뀌었음에도 찰떡 호흡을 이뤄 창펭룽-창옌수 조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돌려세웠다. 오상은은 "이왕이면 4강에서 독일을 이기고 중국과 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남자단체전 준결승은 16일,결승은 17일 각각 열린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