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쟁력은 '매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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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의 백만불짜리 매력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김혜경 옮김│한경BP│266쪽│1만2800원
'매력'의 매(魅)자는 도깨비란 뜻이다. 도깨비처럼 실체를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이 바로 매력이다.
사람의 힘 중 체력,지력,재력 등의 다양한 능력들은 당사자의 몸이나 머리,가슴 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힘의 양을 늘릴 수도 있고 남의 것을 온전히 배워 가져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매력'은 좀 다르다. 분명히 내 힘이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는 다른 이의 머리와 가슴 속에 있다. 그것은 나 혼자 늘리겠다고 애를 써도 쉽게 늘지 않는다. 지적인 매력을 키우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섞어 장황하게 말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이 매력을 얻는 것도 아니고,코를 높이거나 주름살을 편다 해도 모두가 매력적인 외모를 갖는 것은 아니다. 부자도 아니고,학벌도 그저 그렇고,섹시하지도 않은 루저(looser)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그에게서 '매력'이라는 능력을 본다.
TV 토크쇼 작가로 일해 오면서 나는 '도깨비 같은 힘'을 여러 번 체감했다. 출연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토크쇼에 나와선 "아~" "제가요?" 같은 단답형 말만 띄엄띄엄 하던 미남 배우가 있었다. 방송 분량을 걱정하는 제작진의 표정이 굳어질 즈음 그가 벌떡 일어나 열심히 춤을 추다가 그만 무대 밑으로 떨어졌다. 사고 수습 뒤 MC가 "대체 왜 그러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말을 너무 못해서 대신 뭐든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 그 순간 '아~저 사람 참 매력적이구나' 싶었다. 다행히 TV는 그 순간 그의 눈빛,표정,목소리까지도 생생히 보여 줄 수 있었다.
물론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떤 질문을 해도 교묘하게 자신의 신작 영화와 연관 지어 대답하던 '장황한 달변'의 어느 배우는 말의 길이와 매력이 반비례했다는 사실을 방송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그리고는 전화로 푸념을 늘어 놓았다. "그날 녹화장에서는 재미있었잖아요. 근데 방송을 보니 왜 이렇게 지루하죠? 편집을 너무 재미없게 하신 거 아니에요?" 돈 들여 모아 놓은 방청객들이 웃어 주는 것을 그는 자신의 매력 덕분으로 오해한 것이다. 이미지를 팔고 사는 연예인과 대중의 관계에서 매력이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힘을 가진다.
TV 안팎에서 보여지는 많은 연예인들의 실체를 목격하면서 나도 처음엔 꽤 혼돈스러웠다. 일관된 매력의 법칙이라곤 없는 이곳에서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건 없을까? 잘 익혀 뒀다가 활용할 만한 건 없을까?
≪끌리는 사람의 백만불짜리 매력≫에는 내가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매력인들의 노하우가 일목요연하게 등장한다. '가장 짧게 질문해서 가장 많은 대답을 이끌어 내는 것이 비결'이라는 어느 MC의 얘기도 있고 '누구든 무조건 먼저 좋아하면 그 사람도 네게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잠언도 들어 있다. 대부분 나보다는 남의 입장에서,적을 만들지 않고,편안하게 나를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새뮤얼 골드윈의 한마디가 가슴을 찌른다. '인생의 기술 중 90%는 싫어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 매력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꿔 놓는 힘이다. 그 힘은 돈이나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도깨비 같다.
김일중 방송작가·≪토크쇼 화법≫ 저자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김혜경 옮김│한경BP│266쪽│1만2800원
'매력'의 매(魅)자는 도깨비란 뜻이다. 도깨비처럼 실체를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이 바로 매력이다.
사람의 힘 중 체력,지력,재력 등의 다양한 능력들은 당사자의 몸이나 머리,가슴 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힘의 양을 늘릴 수도 있고 남의 것을 온전히 배워 가져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매력'은 좀 다르다. 분명히 내 힘이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는 다른 이의 머리와 가슴 속에 있다. 그것은 나 혼자 늘리겠다고 애를 써도 쉽게 늘지 않는다. 지적인 매력을 키우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섞어 장황하게 말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이 매력을 얻는 것도 아니고,코를 높이거나 주름살을 편다 해도 모두가 매력적인 외모를 갖는 것은 아니다. 부자도 아니고,학벌도 그저 그렇고,섹시하지도 않은 루저(looser)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그에게서 '매력'이라는 능력을 본다.
TV 토크쇼 작가로 일해 오면서 나는 '도깨비 같은 힘'을 여러 번 체감했다. 출연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토크쇼에 나와선 "아~" "제가요?" 같은 단답형 말만 띄엄띄엄 하던 미남 배우가 있었다. 방송 분량을 걱정하는 제작진의 표정이 굳어질 즈음 그가 벌떡 일어나 열심히 춤을 추다가 그만 무대 밑으로 떨어졌다. 사고 수습 뒤 MC가 "대체 왜 그러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말을 너무 못해서 대신 뭐든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 그 순간 '아~저 사람 참 매력적이구나' 싶었다. 다행히 TV는 그 순간 그의 눈빛,표정,목소리까지도 생생히 보여 줄 수 있었다.
물론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떤 질문을 해도 교묘하게 자신의 신작 영화와 연관 지어 대답하던 '장황한 달변'의 어느 배우는 말의 길이와 매력이 반비례했다는 사실을 방송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그리고는 전화로 푸념을 늘어 놓았다. "그날 녹화장에서는 재미있었잖아요. 근데 방송을 보니 왜 이렇게 지루하죠? 편집을 너무 재미없게 하신 거 아니에요?" 돈 들여 모아 놓은 방청객들이 웃어 주는 것을 그는 자신의 매력 덕분으로 오해한 것이다. 이미지를 팔고 사는 연예인과 대중의 관계에서 매력이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힘을 가진다.
TV 안팎에서 보여지는 많은 연예인들의 실체를 목격하면서 나도 처음엔 꽤 혼돈스러웠다. 일관된 매력의 법칙이라곤 없는 이곳에서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건 없을까? 잘 익혀 뒀다가 활용할 만한 건 없을까?
≪끌리는 사람의 백만불짜리 매력≫에는 내가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매력인들의 노하우가 일목요연하게 등장한다. '가장 짧게 질문해서 가장 많은 대답을 이끌어 내는 것이 비결'이라는 어느 MC의 얘기도 있고 '누구든 무조건 먼저 좋아하면 그 사람도 네게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잠언도 들어 있다. 대부분 나보다는 남의 입장에서,적을 만들지 않고,편안하게 나를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새뮤얼 골드윈의 한마디가 가슴을 찌른다. '인생의 기술 중 90%는 싫어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 매력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꿔 놓는 힘이다. 그 힘은 돈이나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도깨비 같다.
김일중 방송작가·≪토크쇼 화법≫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