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제주를 영화에 비유하자면 아름다운 소품들로 채워진 한 장의 미장센이다.

풍성한 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억새,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카메라의 프레임을 가득 채운다. 여름 휴가가 끝나고 복작거리는 일상에 적응이 안 된다면 금요일 저녁 제주도로 훌쩍 떠나는 것은 어떨까. 인공위성의 노래처럼 '제주도 푸른밤'을 청명한 모습 그대로 가장 잘 볼 수 있는 계절도 가을이다.

9월 말까지 '제주관광 그랜드세일' 행사도 진행 중이어서 숙박·음식점·관광지·렌터카·쇼핑업체 등 410여 곳에서 최대 62%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초가을 내음 맡으며 즐기는 제주 드라이브

제주도는 운전자의 천국이다. 교통체증이 없고,표지판도 잘 정비돼 길눈이 어두운 여성 운전자들이라도 쉽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제주 바다의 모습을 한 눈에 즐기고 싶다면 섬 가장자리로 일주하는 1132호선을 추천한다. 신호등이나 감시 카메라가 많지만 그만큼 천천히 여유있게 제주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도로 주변에서 파는 한라봉,천혜향 등을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1220번 국도 삼나무길은 서유럽의 숲길과 닮았다. 시원하게 뻗은 삼나무들로 자연스럽게 삼림욕도 즐길 수 있다. 삼나무 길이 끝나는 지점쯤에 '경주마 육성목장'의 푸른 풀밭이 펼쳐져 도시의 시멘트에 찌든 눈을 쉬게 한다. 초행길엔 찾기 힘드므로 내비게이션이나 지도를 주의깊게 봐야 한다.

산록도로를 타고 돈내코 유원지로 가는 길은 주전부리를 좋아하는 관광객에게 딱이다. 서귀포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리어카 아주머니가 주는 라면과 삶은 계란 맛이 일품이다.

◆블로그용 여행 사진 남기기

중문관광단지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여미지식물원은 부지 면적 11만2200㎡에 2000여 종의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는 동양 최대의 식물원이다. 온실 안에는 수생 식물원,생태원,열대 과수원,다육 식물원,중앙 전망탑으로 구분해서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온실 내부에서도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정작 사진거리는 온실 밖의 세계 민속정원에서 많이 나온다. 넓게 조성돼 있는 이탈리아·프랑스 풍의 정원에서 찍은 사진은 마치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직접 갔다온 것 같은 착각도 들게 한다.

2001년도에 문을 연 테디 베어 뮤지엄도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다.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1만3200㎡에 100년간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테디 베어를 만날 수 있다. 비틀즈,마를린 몬로 등 독특한 테디 베어 인형상 등과 함께 중문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가 있어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국내 최대의 미니어처 테마파크인 소인국테마파크는 세계 곳곳의 유명 건축물들을 축소해 한 곳에 모아 놓았다. 축소했다고 해도 대형 버스 크기를 훨씬 넘는 크기다. 6만6116㎡ 부지 위에 중국 자금성,영국 타워브리지,이탈리아 피사의 탑 등 30여개 국가 100여 점의 미니어처들이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