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도 찬바람

은행권의 자금난 속에 은행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회사채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1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연 5.91%로 마감했으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85%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인플레이션 우려에 스왑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6년 만의 최고치인 연 6.18%까지 치솟았던 지표물 금리는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지난 7일 연 5.69%로 20여일 만에 0.49%포인트 떨어졌으나, 이후 5거래일 연속 총 0.22%포인트 뛰어올랐다.

이는 최근 재개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도 있지만 은행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고채 금리의 동반 상승을 유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3년 만기 은행채 금리(AAA등급 기준)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연 7.08%로 5거래일 연속 총 0.2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은행채와 국고채의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1.2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 1월의 1.14%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01년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3천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민간 채권평가사의 평균 발행금리보다 0.09%포인트나 높은 연 7.0%에 발행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 불안과 함께 은행채를 포함한 신용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국고채 금리의 동반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것은 은행권의 자금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은행채 발행공시제까지 도입되면서 은행채 발행이 급증한 결과다.

업계는 하반기 신고된 은행채 발행 물량만 17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상승 압력을 높이는 한편 회사채 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3개월 만기 CD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5.79%로 6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3년 만기 회사채 금리(AA-등급 기준)는 연 7.09%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채권운용1팀장은 "은행채가 전체 크레디트물의 병목현상을 초래하면서 회사채까지 소화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회사채 거래가 이뤄지려면 은행채부터 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