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도 위험관리,둘째도 위험관리,셋째도 위험관리다. 최근 세계 최고의 금융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금융산업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휘청거리는 것을 보면 위험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아무리 세계 제1의 금융회사라 하더라도 위험관리에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위험(리스크) 관리를 의사결정에서 맨 앞자리에 놓아야 하는 이유를 17세기 위대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의 사고방식에서 발견할 수 있다. 파스칼은 리스크를 계산해 볼 때 신(神)을 믿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낫다고 주장했다. 신을 믿는 것이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신을 믿지 않았는데 나중에 죽어서 하늘나라에 갔더니 신이 존재한다면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신을 믿었는데 나중에 보니 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은 잃을 것이 없다. 그냥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면 그만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계산할 때 좋은 질문 중 하나는 '최악의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투자의 세계에서는 치명적 실패를 하면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다고 가정해 보자.그럼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만일 주가가 폭락해 최악의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시장이 3~4년 계속 침체를 보이더라도 버틸 수 있을까' '주가가 폭락해 다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때 나는 투자할 수 있는 예비자금을 들고 있는가' 등등이다.

리스크를 계산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흔히 최선의 상황만을 가정한다. 투자 목표를 세울 때도 장밋빛 미래만을 머리 속으로 그린다.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이나 한두 달 뒤 용도가 정해진 돈을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대개 미래를 장밋빛으로 본다는 데 있다.

매번 투자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인간에게 실수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치명적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거북이 투자자가 토끼 투자자들을 늘 이기는 법이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sglee@miraeass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