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겨울 남성복은 '클래식 정장' 바람이 강하게 불 조짐이다. 특히 스리피스 수트가 유행하면서 베스트(조끼)와 더블 브레스트(더블버튼 정장)가 10여년 만에 다시 핫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등 남성복 업체들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몸에 딱 맞는 정통 유럽 스타일을 강조한 스리피스 수트를 가을 신제품으로 일제히 내놨다. 1990년대 초 유행했던 스리피스 수트가 올 가을 다시 등장한 것.코오롱패션 남성복 '맨스타'의 방유정 디자인실장은 "지난 2~3년간 유행했던 무미건조한 '미니멀리즘'(단색,장식 최소화한 패션) 트렌드가 지고 '유럽풍 클래식 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다"며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변형시킨 베스트와 더블 브레스트가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가을 조끼 신상품은 1990년대 초 유행한 '아저씨 조끼'가 아니라 슬림하고 젊어졌다. 예전에 밋밋했던 조끼 라펠(깃) 부분에 칼라를 달거나 원버튼이나 투버튼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는 정통 수트와 함께 입으면 격식을 갖출 수 있으면서 청바지나 캐주얼 재킷과도 코디가 가능한 실용적 아이템이다. 특히 노타이 차림일 때 브라운 베스트에 베이지 셔츠로 매치하거나 블랙 셔츠를 받쳐 입으면 제격이다.

더블 브레스트 수트는 정통 영국식 느낌을 살리면서 젊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신체라인을 따라 슬림해졌고,길이는 짧아진 게 올 가을 유행의 특징.뒷면은 양쪽 트임이 대세다. 바지는 허리 주름을 없애고 밑단은 말아 올렸다(속칭 카브라).여기에 셔츠와 타이를 매치하고 '포켓 스퀘어'(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주면 정통 영국신사 스타일이 된다. LG패션의 남성복 '마에스트로'의 문경아 디자이너는 "블루와 브라운 색상이 부각되면서 올 가을 남성복은 색상이 다채로워질 것"이라며 "클래식하면서도 패션성이 가미된 조끼나 더블 브레스트로 멋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