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국립대 법인화에 성공한 일본 대학들은 학교의 특성을 바탕으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2004년 4월 설립된 아키타국제대학(AIU)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세워졌지만 국립대 법인화에 힘입어 잇따라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먼저 수업은 일본어 전공 학과를 제외하곤 영어로 이뤄진다.

이 대학은 특히 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처럼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1년간 해외 캠퍼스에서 40학점을 따야 한다. 이는 전체 졸업 학점(125점)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다. 학생들은 전 세계 26개국 74개 해외 파트너대학 가운데 원하는 곳을 찾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학생과 교수의 국제화도 주목할 만하다. 전임교수 44명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학생의 경우 전체 정원(559명)의 70%가 외국인 학생이다.

마사루 오사나이 AIU 부총장은 "신생 대학이지만 일본 고교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작년 입학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했으며 173개 국립대 중 랭킹 10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도쿄에 위치한 국제기독교대학(ICU)은 60년의 전통을 가진 대학이 완전히 변신한 경우다. 올해부터 영어 수업 비중을 20%까지 대폭 확대했고 6개에 불과했던 전공을 31개 전공으로 세분화해 학생 한 명이 졸업 전까지 5개의 전공을 이수하도록 학제를 바꿨다. 또 '학생전공지도센터'를 설립해 상담 교수가 학생의 적성에 맞게 전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메구니 스부라야 ICU 이사는 "학생들이 변화된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전공제도와 학제를 유연하게 혁신했으며 올해가 개혁의 첫해인 만큼 앞으로 기대가 크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6대 사립대 중 하나인 리츠메니칸 대학이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리츠메니칸 아시아태평양대학(APU)도 학사운영 일정의 유연성을 장점으로 하고 있다. 일본과 입학 시기가 다른 외국 학생들을 고려해 봄 가을 1년에 두 번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했고,1학기와 2학기로 나뉘었던 학기 제도도 1년에 4학기로 세분화했다. 전공제도는 그대로 운영하되 이론에 치우치지 않도록 실무 중심 강의도 대폭 늘렸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