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양궁대표팀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11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227-225(240점 만점)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여자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6연패 쾌거를 달성한 데 이어 임동현(22·한국체대),이창환(26·두산중공업),박경모(33·인천계양구청)가 출전한 남자대표팀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래 3회 연속 정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둬 남녀 동반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은 또 이전 기록(224점)을 3점이나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은 출발이 좋았다. 1엔드 첫 세 발을 10점에 명중시킨 반면 이탈리아는 첫 두 발은 10점에 꽂았지만 올림픽에 처음 나온 마지막 사수 마우로 네스폴리가 7점을 쏘며 흔들렸다.

1엔드 점수가 뒤진 이탈리아가 2엔드 들어 먼저 9-8-10점을 쏘고 한국은 '10-10-10' 트리플로 점수 차를 벌렸다. 올림픽에 처음 나온 한국팀 두 번째 사수 이창환은 1,2엔드 4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전반 기선을 잡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만만치 않았다. 이탈리아는 3엔드 6발 중 5발을 10점 과녁에 명중시킨 끝에 마지막 세 발씩을 남겨놓고 199-199 동점을 만들었다. 운명이 걸린 세 발 중 마르코 갈리아조와 일라리오 디부오가 9점,10점을 쐈고 한국팀 표정에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네스폴리가 7점을 쏜 덕에 이탈리아 총점은 225점에 그쳤다.

한국은 임동현이 침착하게 9점을 맞힌 데 이어 이창환이 과녁 한가운데 10점 과녁을 꿰뚫으며 218점을 만들었고,8점만 쏘면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맏형 박경모가 차분하게 9점을 맞춰 승리를 확정했다.

시드니대회 여자 2관왕 영광에 이어 8년 만에 남자 대표팀 3연패 위업을 이끌어낸 장영술 감독은 경기 후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임동현이 두 차례나 활을 바꾸는 등 선수들의 마음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며 "맏형인 박경모가 후배들을 이끌며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부전승으로 16강전을 건너뛴 한국은 앞서 8강에서 폴란드에 1엔드 57-58로 끌려가다 224-222 역전승,준결승에서도 중국과 2엔드까지 109-109 접전을 벌이다 3엔드 리드를 잡아 221-218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222-219로 제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