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단행한 4급 이하 승진인사는 서울시 하반기 인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승진인사 대상은 과장급인 4급 38명, 중간관리자급인 5급 팀장 84명, 실무담당자인 6급 이하 611명 등 총 733명에 이른다.

◇사기 진작 위한 최대의 `승진 잔치' =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직원은 총 733명으로, 4급 이하 서울시 직원(1만417명)의 7%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는 '3% 퇴출제'로 알려진 현장시정지원단 등을 운영하며 중앙부처보다 앞선 구조조정과 자정노력을 보여준 서울시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행정직과 기술직, 기능직 등 전 직군에서 대규모 승진이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4급 승진자는 지난해 하반기 15명에서 올해 38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5급 승진자도 41명에서 84명으로 늘어났다.

또 6급 이하도 지난해 하반기 354명에서 402명으로 증가했으며, 기능직은 41명에서 209명으로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민선 4기 출범 이후 2년 간 구조조정을 거치며 일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 왔다"며 "창의 시정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하고 동참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에는 승진으로 보상" =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일선현장에서 시민중심의 행정을 묵묵히 펴 왔다는 평가를 받는 직원들이 대거 승진한 점이 눈에 띈다.

서울시 최초의 여성 인사기획팀장이었던 마채숙(37) 팀장은 오 시장이 추진 중인 '신인사시스템'의 수립에서 정착단계까지 적극적으로 주도해 온 점을 인정받아 4급으로 승진했다.

또 기술직에서 서울시 최초로 환경 4급으로 승진한 자연생태과 구아미(45.여) 팀장의 경우 전국 최초로 두꺼비 서식지를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생태도시로서 서울시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민의 삶의 질에 직결된 주요 시책 분야의 근무자들도 발탁됐다.

이번에 5급으로 승진한 공원조성과 진용득 씨는 강북녹지공원 조성사업 등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11년 이상 걸리던 관행을 깨고 6년11월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미끄럼방지용 공사장 복공판을 발명해 연간 40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도시기반시설본부 소속 직원인 김진팔 씨도 토목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했다.

이밖에 대시민고객 서비스 분야의 우수 근무자와 기피.격무 부서에서 묵묵히 일해온 것으로 평가된 직원들도 승진인사에 대거 포함됐다.

최항도 행정국장은 "이번 인사에는 시민 주변의 불안과 불편, 불쾌를 해소하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을 승진시키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