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ㆍ警,안잡나…못잡나…" 비난 들끓어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최근 서울에서 울산 현대자동차까지 단 한 차례의 검문검색도 받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이동하는 등 수배 중인 노동계 인사들에 대한 검ㆍ경의 체포활동이 느슨해지자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불법과 폭력을 저지르는 세력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최근 임채진 검찰총장의 호언장담을 무색케 하는 것으로,오히려 국가공권력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불법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이용식 사무총장 등 민노총 지도부 3명과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윤해모 현대차 지부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18일이 지났지만 이 중 진영옥 수석부위원장만 지난달 27일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체포했고 일부 나머지 인사에 대해선 소재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민주노총 건물을 포위하며 검거작전을 벌였으나 3일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자 이들 수배자는 수백명의 노조원에 둘러싸여 민주노총 건물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석행 위원장은 복수의 진보 성향 언론과 연달아 인터뷰를 가지며 경찰을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서울에있던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울산까지 내려가 현대차와 금속노조 간 협상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정 위원장은 단 한 차례의 검문검색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초기부터 민노총 지도부가 경찰의 검거작전을 무력하게 만들자 일부 시민은 "불법파업 주동자 등에 대해 검ㆍ경이 엄포만 늘어놓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니까 이들이 계속 불법파업을 저지르면서 공권력을 비웃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석행 위원장 등은 계속 휴대폰을 바꿔가면서 도망다녀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용식 사무총장은 민노총 건물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거물급도 아닌 수배자 하나 잡자고 민노총 사무실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3000여명 이상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차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금속노조 지도부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울산 현대차 공장의 경우 울타리 둘레가 13㎞에 출입문만 50개여서 한 사람을 잡는 데 수만명의 경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국 전경 수가 5만명,울산에는 1000여명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동욱/이해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