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운동장 자리에서 추진되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파크'의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10일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과 공원을 만들기 위한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에 총 3천75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에서 당선한 영국의 여류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의 예상치(3천억원)를 웃도는 것은 물론 시가 애초 전망한 사업비에 비해 무려 1천484억원(65%) 늘어난 것이다.

시는 지난해 8월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인 하디드의 작품을 설계당선작으로 뽑을 때 총 사업비로 2천274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었다.

시 관계자는 "하디드 씨 측이 실시설계 과정에서 건물 내.외부가 곡선형이어서 외장 패널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사업비가 늘어날 것 같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설계비도 서울시가 애초 책정한 79억원보다 약 57억원(72%) 많은 136억6천만원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계비 협상이 길어지는 바람에 최종 설계 계약이 지난해 말 체결됐고 설계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1년 정도 연장됐다.

이로 인해 착공은 올 4월에서 8월로 미뤄진 데 이어 또다시 내년 4월로 연기됐고, 완공 시기는 2010년 상반기 이전에서 2010년 말까지로 늦춰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한 이번 사업을 충분한 시간과 여력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 따라 설계비와 일정이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유의 풍경'으로 명명된 하디드의 작품은 공원과 건물(지하 1층.지상 2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것으로, 일렁이는 파도와 같은 율동감을 느끼게 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 건물을 서울의 명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수시로 밝혀 왔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