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의 재전송을 중단하라는 지상파방송사의 요구에 케이블TV업계가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

유세준 한국케이블TV협회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40년 이상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하면서 국민들의 난시청 문제를 해소해온 케이블TV의 역사를 무시하고 디지털상품부터는 실시간 재전송을 중단하라는 지상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전송이 합법적이고 이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한국방송협회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는 지난달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디지털케이블TV 상품부터 지상파 재송신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케이블TV협회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함에 따라 앞으로 지상파와 케이블방송(SO) 간 법적 공방이 이어질 공산이 높아졌다.

유 회장은 "케이블방송이 지상파에 콘텐츠 이용대가를 지불하면 무료 방송인 지상파가 유료로 전환되고 마는 셈"이라며 "이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협회 측은 "디지털 방송부터는 난시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 케이블이 나서 이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할 이유가 없다"며 "지상파 재전송이 계속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