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을 총 지휘한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은 2년 전 총 연출자로 낙점됐을 때부터 중국의 '걸어다니는 기밀'이 됐다.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가 바로 보이는 아파트의 160억원짜리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밤에도 경기장을 보며 작품을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붉은 수수밭''홍등(紅燈)''영웅' 등 유명 영화감독으로 예술 영화와 블록버스터 모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한때 중국에서 상영 금지될 만큼 정치적 탄압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이 그를 선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의아해했다.

하지만 5000년 중국 역사를 단시간 내 담아 내기 위해 필요한 창의성에서 따라올 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그를 낙점케 한 배경이었다는 후문이다. 올림픽 개막식을 본 중국인들은 한결같이 "가장 장이머우다운 작품"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뛰어난 영상미와 함께 장엄하면서도 서사적인 메시지를 담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