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너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게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좀처럼 50% 벽을 돌파하지 못하는 원인도 이 같은 '피로증후군'과 관계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공화당원,민주당원,무당파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48%가 오바마에 대해 '너무 많이 들었다'고 응답한 반면,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대해서는 26%만이 그렇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미디어의 관심을 독차지해온 오바마에 대해 여론이 점점 식상해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바마는 공화당원(67%)을 차치하더라도 같은 당인 민주당원 34%와 공화당·민주당에 속하지 않는 무당파 유권자 51%로부터도 '너무 많이 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매케인에 대해 '너무 많이 들었다'는 응답은 공화당원 10%,민주당원 35%,무당파 유권자 28%에 불과했다.

반대로 오바마와 매케인에 대해 '너무 적게 들었다'는 응답은 각각 10%,38%로 나타나 매케인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기간 미 언론의 대선후보 관련 보도 중 매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해 올 들어 처음으로 오바마(81%)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퓨리서치는 분석했다.

유권자들의 오바마 피로증후군은 지지율 조사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은 지난 4일 매케인이 47%의 지지율로 오바마를 1%포인트 앞섰으며,5일에도 1%포인트 우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매케인이 오바마를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미 정가에선 이와 관련해 벌써 대통령이 된 듯한 오바마의 지나친 자신감과 이라크 철군과 고유가 정책을 놓고 최근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 게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