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탓인가,답답한 사회 분위기 탓인가….'

올여름 음료시장에서 '톡 쏘는' 탄산음료가 약진하고 있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탄산음료가 제철을 만난데다 음료업체들이 웰빙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에 따라 수년간 부진했던 탄산음료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계절적 수요,제품 가격 인상 등에 따른 '반짝 강세'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마트는 지난달 탄산음료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9.6% 늘었다고 5일 밝혔다. 같은 기간 과즙음료(12.3%),이온음료(11.8%)보다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이마트의 전체 음료 매출 증가율(10.9%)에 비해서도 두 배에 육박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지난달 탄산음료 매출이 15% 안팎 증가했다.

탄산음료의 대표격인 코카콜라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30%나 급증했다.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도 지난 6월 10%에 이어 7월엔 12%로 증가율이 커졌고,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써니텐(해태음료)까지 5%대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반기(1~6월) 국내 음료시장이 작년과 비슷한 1조7000억원 규모에 머물렀지만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5% 신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탄산음료가 새삼 인기를 끄는 것은 예년보다 습도가 높은 후텁지근한 날씨에다 치솟는 물가,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탄산음료 선호도가 높아진 요인도 있다. 구남주 코카콜라 부장은 "날씨가 더울 때는 톡 쏘는 탄산음료의 청량감이 인기"라며 "물가 급등과 경기침체 등 다소 우울한 사회 분위기도 탄산음료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탄산음료에도 '웰빙'이 주요 컨셉트로 등장,소비자들의 저항감을 줄인 것도 한몫했다. 해태음료는 지난 3월 '써니텐 치즈아이스크림맛'을 내놓은 데 이어 5월 생강과 탄산을 결합한 '진저에일'을 출시했다. 코카콜라는 칼로리가 제로(0)인 '코카콜라 제로'를 내세웠고,롯데칠성은 탄산수 '트레비'의 포장을 리뉴얼했다.

업계 일각에선 계절적 성수기와 가격 인상 효과를 감안할 때 탄산음료의 강세가 지속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음료업체들은 상반기 중 출고가격을 4~7%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음료 수요가 늘긴 했지만 주스 혼합차 등과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제품군 확대와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개선돼야 다시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에서 지난달 차음료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4.0% 급감했다. 이는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편 지난해 7월 매출이 160%나 급증한 데 따른 기저 효과에다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차음료를 덜 찾은 결과로 보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