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과 헤지펀드업계는 '잔인한 7월'을 보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의 통계를 인용,지난 7월 한 달 동안 세계 증시의 IPO는 총 47건(56억달러)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작년 같은 기간(190건,317억달러)에 비해 건수는 4분의 1,금액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건수로는 2003년 8월(35건)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대부분 지역에서 IPO가 급감했다. 유럽의 IPO는 지난달 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나 감소했다. 미국도 불과 3건으로 84% 줄었다. 미국의 경우 7월 IPO를 준비했던 기업 가운데 3분의 2가 시장 상황 악화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 기간 중 IPO를 실시했던 'GT 솔라 인터내셔널'과 '차이나 디스턴스 에듀케이션 홀딩스'의 거래 첫날 주가는 공모가격을 밑돌았다.

글로벌 신용경색은 뜨겁던 신흥시장의 IPO도 냉각시켰다. 아시아ㆍ태평양의 7월 IPO 건수는 62% 줄어든 28건에 그쳤다. 특히 남미는 지난해 7월 18건에 달하던 건수가 올 7월에는 전무했을 정도였다. 러시아는 올 들어 단 1개 기업만이 IPO에 성공했다.

헤지펀드업계도 된서리를 맞았다. 시카고의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60개 대형 헤지펀드는 지난달 2.8%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2년 7월 이후 6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성적(마이너스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피해간 헤지펀드업계의 강타자들도 줄줄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아시아 증시에 주로 투자하며 지난해 52%의 수익률을 올린 영국 보이어앨런 인베스트먼트의 퍼시픽펀드는 올 들어 7월까지 28%의 손실을 기록했다. 에너지 투자로 유명한 영국 RAB 캐피털이 운용하는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와 RAB 에너지 펀드는 올 들어 각각 32.5%와 27.4% 손실을 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