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이번 주 안에 기존 집전화에 비해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 상품을 내놓는다. LG데이콤에 이어 주요 통신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이 인터넷전화 시장에 가세하면서 집전화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KT와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유무선통신 결합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회사 영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인터넷전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집전화 시장에서 8.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2위 사업자로 당초 집전화 시장 잠식을 우려해 인터넷전화 상품 출시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시장 조기 진출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하나로텔레콤은 인터넷전화 상품을 가입자 간 무료통화와 시내외 통화 3분당 38∼39원 등 경쟁사 상품과 비슷한 요금 수준으로 정했지만 초고속인터넷,휴대폰 등과 함께 가입하면 기본료를 최고 50% 할인해 줄 방침이다. SK텔레콤 휴대폰과 하나로텔레콤 초고속인터넷 사용기간에 따라 휴대폰 기본료와 초고속인터넷 월이용료를 최고 50% 깎아주는 '온가족 결합상품'에 인터넷전화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가입자 정보를 유용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초고속인터넷 부문 40일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하나로텔레콤은 영업정지 기간이 오는 10일 끝남에 따라 11일부터 결합상품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지난달부터 결합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KT-KTF,LG데이콤-LG텔레콤과의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인터넷전화 시장은 주요 통신사업자 가운데 LG데이콤이 지난해 6월 가장 먼저 상품을 내놔 올 6월 말 기준 78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2070여만명에 달하는 KT 집전화 가입자에 비해 미약한 규모다. 하지만 인터넷전화가 저렴한 요금과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기존 집전화보다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하나로텔레콤의 시장 참여를 계기로 기존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제도 도입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초 긴급통화 시 사용자 위치 파악의 어려움,정전 시 불통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 제도 도입을 연기했다. LG데이콤 관계자는 "이제 KT를 제외하고 대다수 통신업체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