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겉을 훑는 것에서 나아가 속을 탐구하는 '몰두여행'이 늘고 있다. 여러 나라와 도시를 도는 대신 한 나라에 집중하고,자연과 휴식 위주의 일정에서 특정 주제를 고집해 따라가는 여행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중심 주제는 역시 '문화예술'.이미 익숙한 아니면 전혀 낯선 이야기 속에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방편으로 여행에 대한 시선이 옮겨지고 있는 것.

하나투어리스트(1577-1212)가 유명 작가들의 행적을 따르며 그들의 예술혼 근저로 안내하는 여정의 '문화예술기행' 상품을 선보였다.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작가들이 걷던 산책로며 카페에서 자주 마시던 커피까지도 소홀히 넘어가지 않는 여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동행,작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도 돋보인다.

■빈센트 반 고흐의 열정을 훔치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9일' 상품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벨기에 앤트워프,프랑스 파리와 아를 등 고흐의 체취를 따라간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 들른다. 고흐 사후 83년 만인 1973년에 차려진 고흐 기념 미술관이다. '해바라기''감자 먹는 사람들''펼쳐진 성경과 꺼진 촛불''성경이 있는 정물''구두''클리시 거리''화가 모습의 자화상''기생''빗속의 다리''침실''노란집''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파리의 오르세역을 개축해 만든 오르세 미술관도 눈에 띈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현대 미술학의 교과서 격인 곳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 '인상주의 미술관'으로도 불린다. 고흐의 '화가의 방'을 비롯해 밀레의 '이삭줍기''만종',마네의 '올렝피아''풀밭 위의 점심''피리부는 소년',로댕의 '지옥의 문',드가의 '프리마 발레리나',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오베르 쉬르 와즈도 고흐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고흐가 치료를 위해 파리에서 내려왔다가 3개월 뒤 권총자살을 하고 묻힌 곳이다. 고흐를 치료했던 의사 가쉐 박사의 집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동생 테오와 함께 나란히 묻힌 고흐의 묘도 있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매주 일요일 출발한다. 미술전공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남프랑스 와이너리 체험도 곁들인다. 1인당 539만원부터.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

'모딜리아니의 사랑 이야기 9일' 상품이 나와 있다. 파리,엑스상프로방스,앙티브,니스 등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사랑과 작품을 찾아 파리와 남프랑스를 여행한다. 아마데오 모딜리아니는 '목이 긴 여인'이나 '어깨를 드러낸 잔느'처럼 큰 타원형의 몸과 작은 타원형의 얼굴 그리고 길고 가느다란 목 등 독특한 형태로 인체를 표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에서 모딜리아니의 사랑을 찾는다. 몽파르나스는 모딜리아니가 연인 잔느를 만나 사랑을 나눈 곳.샤갈,사티,헤밍웨이 등 거장들이 즐겨 찾던 카페들도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준다.

피카소미술관에서 초창기 모딜리아니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한다. 퐁피두센터도 찾는다. 모딜리아니의 작품 경향에 조각으로 영향을 준 브랑쿠지의 작품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본다. 니스는 모딜리아니의 대표작인 '목이 긴 여인' 등 유명한 초상화 작품들이 탄생한 곳으로 지중해의 햇살도 즐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매주 월요일 떠난다. 미술전공 가이드가 함께 한다. 남프랑스 와이너리에도 들른다. 1인당 569만원부터.

■괴테의 체취를 따르는 독일문학

'독일 괴테가도 7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크~풀다~아이제나흐~에르푸르트~바이마르~예나~라이프치히 등 독일 괴테가도의 중심도시를 탐방한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가 태어나 청년기까지 지낸 곳.괴테하우스 1층에서 5층까지 괴테가 사용했던 물품들과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풀다는 괴테가 바이마르로 가는 도중에 자주 들렸던 곳으로 그의 체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에르푸르트에서는 괴테가 좋아했다는 쾨스트리처의 흑맥주를 맛볼 수 있다.

바이마르는 괴테와 니체,바하와 리스트 등의 발자취를 남긴 학문과 예술의 도시.26세의 괴테가 젊은 대공으로 스카우트된 이래로 독일 문학의 중심이 됐던 곳이다. 라이프치히는 괴테가 공부한 곳.'파우스트'에도 등장하는 괴테의 단골 술집인 우아우 바흐스켈러란 이름의 와인 주점이 유명하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을 이용해 매주 토요일 출발한다. 문학전문 가이드가 동행한다. 1인당 389만원부터.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