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기서 대차거래 비중이 다소 크게 나타나며 증시에서 외국인의 지분률 감소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신영증권은 24일 대차거래를 이용한 공매도는 펀더멘털 문제보다는 기술적 흐름을 이용한 단기 매도라는 점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를 폄하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그렇게 봐서는 곤란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이고, 결과적인 지수의 ‘하락’이다”고 지적했다.

기술적인 배경지식을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이를 단기에만 사용하고 그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장기 전망(펀더멘털)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과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외국인 매도 공세는 이어질 수 있고, 지수는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전체 시장을 전망하는 데에 있어서 시가총액이 커서 지수에 대한 영향력이 큰 종목들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더 중요해진다고 봤다.

그것이 펀더멘털이든, 기술적인 부분이든 시총 비중이 큰 종목들에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관련 전략 및 투자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와 그들의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인 에쿼티 헤지(=롱/숏 전략: 헤지펀드 내의 매입자산과 매도자산을 동일하게 유지해 시장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략)를 수행하는 펀드들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통법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우리 시장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결국 주식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펀드 내 자산 비중 조절을 위해 매매하는 세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2001년 이후 누적기준으로 고점(12억주 순매수) 대비 17억주 이상을 매도하고 있는데, 외국인 매도는 2005년 8월경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기간의 외국인 지분률은 7% 정도 감소에 그쳤다.

국내 대차거래 이용자의 90% 이상은 외국인인데, 위 시기에 코스피 시장 종목들에 대한 대차잔고는 2005년 8월의 1억4000만주에서 현재는 7억6000만주에 달한다고 한다.

신영증권은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매도한 17억주 중에서 5억~6억주 수준은 대차잔고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대차거래로 매도할 경우 매도주체를 지분율 변동 없이 거래주체를 매도주체로 집계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대차거래로 매도하면 매도주체는 외국인으로 잡히지만 지분율은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