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도시 레이노사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던 한국인들이 23일 무사히 풀려났지만 사건과 관련된 의혹이 번지고 있다.

석방된 사람은 이 모(41),박 모(39),방 모(33ㆍ여),이 모씨(30) 등 한국인 5명으로 이들은 이날 오전 9시께 레이노사 도심 플라자호텔 인근에서 현지 경찰들에게 발견됐다. 이정관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브리핑에서 석방 소식을 전하며 "23일 오전(현지시간 22일 오후) 범인들이 인질을 멕시코 레이노사시 중심부 호텔 앞에 내려놓고 도주한 후 경찰에 전화로 소재를 알렸고 이에 따라 오전 9시께 멕시코 경찰이 인질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려난 한국인들의 신병은 멕시코 경찰 당국이 확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현지 한국 대사관 측에 인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들은 풀려났지만 이 사건이 정말 납치사건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멕시코 현지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납치됐던 5명 중 1명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오는 등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어 몸값을 요구한 단순 납치 사건이 아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피랍자들이 밀입국 조직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 멕시코 납치범(밀입국 알선브로커)이 개입했으며 납치범 가운데 한인이 일부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가 미국 국경 인접지임을 감안할 때 미국 밀입국 시도 여부와 관련된 현지경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납치범 측이 피랍자 가족들에게 요구했다고 알려진 몸값이 3만달러로 터무니없이 작다는 점 또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