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남발" vs "서민층 자녀 외면"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23일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혼탁.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 강'을 형성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와 주경복 후보 사이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 후보는 공 후보가 교육감 재직시 교육청이 수서 임대아파트 추가건립에 반대한 것을 공격했고 공 후보는 주 후보가 건국대 교수 재직 중 학생 전원에게 A학점을 준 점을 들어 반격했다.

양 후보 간의 공방은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 명의로 수서2지구 임대주택단지 건립사업을 재고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시교육청은 문제가 불거지자 다양한 계층의 학생이 어울려 공부하는 교육 여건을 마련하려는 의도였으며 또한 당시 공문도 관련 국장 전결로 발송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주 후보 측은 "서민층 자녀를 외면했다"면서 현 교육감인 공 후보를 공격했다.

주 후보 측은 성명을 내고 "강남 타워팰리스 등 최고급 아파트 지역의 학생들과 서민층의 자녀가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가 아니냐"며 "공 후보는 서울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 측은 또 다음날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된 초등학교 연수에서 해당 교육장이 현 교육감인 공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주 후보 측은 사흘 연속 맹공을 이어가 23일에는 박장옥ㆍ이인규 후보와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최근 공 후보가 언론ㆍ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하고 있다"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그러자 공 후보도 이날 주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공 후보 측은 `주경복에 대하여 묻는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주 후보의 개인 블로그 포스터와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 수강생 전원에게 A학점을 준 것에 대해 따져 물었다.

공 후보 측은 주 후보의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경복뚜이'라는 포스터에 대해 `엽기적인 포스터'라고 표현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고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두려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 포스터는 지난해 개봉한 미국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으로 `광화문에서 날아온 촛불시민들의 달콤한 상상'이라는 제목으로 생쥐 주위의 벽에 꽂힌 칼에는 `미친 교육심판', `오만한 정부'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주 후보 측은 "네티즌이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올린 것으로 선거캠프 안에서도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해 블로그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공 후보 측은 또 주 후보가 올 1학기 자신이 개설한 3개 과목 가운데 2과목에서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학교의 교무행정을 어기고 수강생 전원에게 A학점을 준 것을 문제삼아 "주 후보의 본심은 날카로운 칼인가 아니면 모든 수강생에게 A학점 이상을 주는 후덕함인가"라고 비꼬았다.

19명이 수강한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는 6명에게 A+학점을, 10명에게는 A학점을 주었고 `비평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도 4명에게 A+학점을, 10명에게 A학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 후보측은 이에 대해 "두 과목은 조를 짜서 토론을 하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공동 프로젝트 수업으로 같은 리포트를 제출한 학생은 동점 처리했고 `미디어와 언어' 과목은 상대평가를 했다"며 억지주장이라고 맞받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