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로 푼 사랑 방정식…김곰치씨 새 소설 '빛' 출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소설가 김곰치씨(38·사진)가 두번째 장편소설 ≪빛≫(산지니)을 내놨다. 1999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장편 ≪엄마와 함께 칼국수≫에 이어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빛≫은 연애소설 형식을 빌린 종교소설이다. 교회에 다니는 여자와 다니지 않는 남자가 사귀려고 하지만 종교 문제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도 못하고 헤어진다. 작가는 단순한 줄거리 안에 하느님을 인식하는 방법의 문제를 다룬다.
그가 보는 하느님은 일상을 초월하는 사건 속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사계절처럼 하느님의 섭리는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주인공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될 뻔한 여자가 갈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자는 교리라는 틀 안에서 예수에게 원죄의 용서를 끝없이 구한다. 반면 남자는 예수의 죽음을 놓고 원죄에까지 가닿는 것은 '과도한 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그리스도교를 있게 한 '전도자 바울로가 살인자 출신이기 때문'에 예수를 죄의식 없이 바라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그는 '그게 왜 후세 인간의 삶과 구원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작가는 더 나아가 '똥누는 예수'를 언급하면서 예수를 인간적인 기준에서 바라보기를 권한다. '예수가 매일 열심히 똥과 오줌을 눈다는 것은 하느님의 명령을 즐겁게 따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하나님은 예수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공평무사한 만인의 하느님이라고 말한다. 기독교를 믿든 안 믿든 우리 모두 예수와 똑같이 하느님의 아들 딸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런 철학적인 주제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주인공이 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을 두고 "'대전 부르스'를 김연자도 부르고 조용필도 부르고 문희옥도 부르지만 맛이 다 다르다"고 설명하는 장면도 배꼽을 잡게 만든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빛≫은 연애소설 형식을 빌린 종교소설이다. 교회에 다니는 여자와 다니지 않는 남자가 사귀려고 하지만 종교 문제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도 못하고 헤어진다. 작가는 단순한 줄거리 안에 하느님을 인식하는 방법의 문제를 다룬다.
그가 보는 하느님은 일상을 초월하는 사건 속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사계절처럼 하느님의 섭리는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주인공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될 뻔한 여자가 갈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자는 교리라는 틀 안에서 예수에게 원죄의 용서를 끝없이 구한다. 반면 남자는 예수의 죽음을 놓고 원죄에까지 가닿는 것은 '과도한 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그리스도교를 있게 한 '전도자 바울로가 살인자 출신이기 때문'에 예수를 죄의식 없이 바라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그는 '그게 왜 후세 인간의 삶과 구원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작가는 더 나아가 '똥누는 예수'를 언급하면서 예수를 인간적인 기준에서 바라보기를 권한다. '예수가 매일 열심히 똥과 오줌을 눈다는 것은 하느님의 명령을 즐겁게 따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하나님은 예수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공평무사한 만인의 하느님이라고 말한다. 기독교를 믿든 안 믿든 우리 모두 예수와 똑같이 하느님의 아들 딸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런 철학적인 주제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주인공이 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을 두고 "'대전 부르스'를 김연자도 부르고 조용필도 부르고 문희옥도 부르지만 맛이 다 다르다"고 설명하는 장면도 배꼽을 잡게 만든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