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이성적인 구매행위를 하고 있을까?

미국의 온라인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21일 다양한 소비자-마케팅 연구 사례를 모아 소비자는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알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판매상들의 다양한 '트릭'에 넘어가 비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나온 한 연구는 가게에서 그 물품이 어떻게 전시되느냐에 따라 구매 때 느끼는 행복감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다른 제품보다 더 낫다고 소개된 제품이 그 제품의 본질적인 품질과 상관 없이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
고려대 윤성아 교수와 스탠퍼드대 이타마 사이먼슨 교수는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 8월호에 실은 연구논문에서 "다른 펜보다 더 우월하다고 소개된 제품군에서 선택된 펜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선택된 펜들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긍정적인 필기 경험과 구매의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고전적으로 판매자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세일'이었다.

그러나 사실 소비자들은 세일 가격에 대해서는 매우 무지한 편이다.

특히 조금만 복잡한 계산 문제가 끼어들면 소비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보자. 원래 가격에서 20%가 할인되고, 추가로 25%가 더 깎인 다면 대체 얼마를 할인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45%라고 답하겠지만 정답은 40%다.

지난해 마이애미대와 미네소타대가 조사한 대학생들 중 85% 가량도 45%라고 답했었다.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또 다른 트릭도 있다.

지난해 홍콩과학기술대의 앨리슨 징 쑤와 로버트 S.와이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점원은 간단한 질문 하나로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자극할 수도 있다.

점원이 다가가 어떤 물건이 맘에 드느냐고 물으면 잠재적 구매자는 "내가 이 것을 사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망각하고 곧장 "내가 이 중에 어떤 물건을 사야하나"로 뛰어들어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소비행태를 두고 "소비자들은 미친 짓(crazy things)을 하고, 판매업자들은 여기에 기대를 건다"고 촌평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