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어든 데다 골칫거리였던 씨티그룹이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으며 신용경색 우려감이 완화된 덕분이다. 여기에 올 들어 최대 규모인 7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되며 수급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지난 5월 중순 이후 400포인트가량 급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하며 1600대 중반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번 주 나올 한·미 기업 실적과 유가의 향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21일 코스피지수를 1560선대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건설(7.79%)과 증권(7.50%) 업종이었다. 건설업종 내 대표주인 대림산업(12.21%)과 GS건설(11.12%) 대우건설(10.91%) 현대산업(10.21%) 등이 10% 이상 급등한 것을 포함해 상장 54개 건설주 중 45개 종목이 올랐다. 증권업종도 미래에셋과 한화증권이 1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업종 낙폭이 지나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데다 대형 건설사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거나 부합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한 주 동안 다우지수는 4% 넘게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는 7주 연속 하락했다"며 "미국 증시 상승에 뒤늦게 보조를 맞추는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기본적으로는 국제 유가 급락에서 비롯된 투자심리 회복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유가 안정이 인플레이션 부담 축소와 긴축 강도 완화,신용경색 해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순환 구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추가 급락할 경우 기관 손절매(로스컷)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이런 우려감을 씻은 건 긍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날 급등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정도로 해석했다. 시장이 단기 바닥을 확인했지만 추가 상승은 대부분 1600대 중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5월19일 이후 400포인트나 별 반등 없이 빠진 상황에서 100~150포인트는 기술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도 "이번 낙폭의 3분의 1 정도를 회복하는 지수대인 1650선 정도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게 상승폭을 억제하는 이유로 꼽혔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아래서 진정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이나 과잉 유동성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충분히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수 반등폭이 커질 경우 손절매 시기를 저울질한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지수 1600선 아래에서는 낙폭 과대 대형주나 유가 하락 수혜주에 초점을 맞추라는 주문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1600선 중반을 넘어설 경우의 관심주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엇갈렸다.
강 팀장은 "1600선 중반을 넘어가면 '옥석가리기'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금융 등 내수 관련주나 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반면 김 센터장은 "1600선을 넘으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자동차나 가치주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