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명품 열풍 속에 루이비통만큼이나 높은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끄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5%나 급증했고,올 봄ㆍ여름 시즌에 내놓은 보테가 베네타의 '탑 핸들 백'은 이미 다 팔려 재주문에 들어갔을 정도다.

강렬한 'LV' 로고로 확연히 구분되는 루이비통 백과 달리,보테가 베네타는 로고나 라벨이 없어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브랜드다.

인트레치아토 우븐 가죽(가죽을 짜임새 있게 엮은 보테가 베네타만의 특수기법)과 시그니처 애니멀 프린트가 이 브랜드의 상징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장식을 최소화하고 화려하지 않아 유행을 타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제품들이 많다.

'신상녀'(신상품을 좋아하는 여성)보다는 두고 두고 명품의 가치를 음미할 줄 아는 상위 명품족에게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통한다.

가격대도 보통 300만원에 달해 엔트리 명품(처음 구매하는 명품)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은근히 브랜드를 과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선택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가방ㆍ지갑 등 잡화류만 선보였지만 올해부터 의류를 내놔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1966년 이탈리아 비첸자에서 설립된 보테가 베네타는 최상급 가죽 소재와 뛰어난 솜씨를 가진 장인의 수작업으로 명성을 쌓았다.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2001년 2월 구찌그룹이 인수하고,같은 해 에르메스에서 9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한 토머스 마이어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어는 불필요한 로고와 장식을 생략하고 세련되면서도 절도있는 패션,'드러나지 않는 럭셔리 제품'으로 세계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여성복,남성복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아이템들을 내놓고 있지만 보테가 베네타의 주요 아이템은 단연 핸드백과 슈즈다.

바느질선 없이 장인들의 치밀한 수공업만으로 가죽을 엮어 완성하는 보테가베네타의 백과 슈즈는 짝퉁(가짜 상품)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특별함'을 지녔다는 평이다.

스웨이드나 가죽을 사용한 안감,꼼꼼한 수공 마무리 등 작은 부분에서도 보테가 베네타 장인들의 손길이 느껴진다. 이런 매력 때문에 국내에서도 보테가 베네타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