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06년 말 50조3000억원에서 2007년 말 70조5000억원，올해 3월 말 73조원으로 늘어났다. 은행이 43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저축은행 12조4000억원，보험사 5조원 등이다.

부동산 PF 대출은 금융회사들이 부동산개발 사업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참여정부 때 부동산경기 호황을 타고 급증했으나 최근 경기 부진으로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부도 업체가 늘어나면서 대출 연체율이 치솟았다.

저축은행의 경우 PF 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11.6%에서 올해 3월 말 14.1%，4월 말 15.6%，5월 말 1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PF 대출 잔액은 전체 여신의 24%에 달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아놓고 있어 건전성 측면에서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없지만 건설경기 악화가 얼마나 오래가느냐에 달려있다"며 "저축은행들이 재작년과 작년에 경쟁적으로 PF 대출을 늘린 것이 지금 와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PF 대출 연체율이 저축은행보다는 낮지만 작년 말(0.44%)에 비해서는 올해 3월 말(0.82%) 두 배가량 높아졌다. 보험사들의 PF 대출 연체율은 2.8%였으며 이 중 손해보험사는 7.1%에 달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PF 대출 부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PF 대출은 연체율 통계에서 빠졌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연체율은 더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