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는 한여름 오스트리아 여행 1번지로 꼽힌다.

매년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한여름 유럽 여행길의 즐거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1920년부터 계속되어 온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유럽을 대표하는 여름 음악축제.올해는 오는 26일 그 막을 올린다. 한 달여의 축제 기간에 공연될 작품은 200여 개를 헤아린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마술피리',베르디의 '오텔로',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드보르자크의 '루살카'를 포함한 43개의 오페라 무대가 마련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호프만스탈의 '예더맨'(에브리맨)을 비롯한 68개의 연극작품도 공연된다.

빈 필,베를린 필,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같은 유명 교향악단이 대거 참여하는 81개의 콘서트도 공연애호가들의 여름밤을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과 함께 즐기는 세계 문화유산 도보여행

잘츠부르크 관광의 출발점은 구 시가의 모차르트 광장이다. 모차르트의 동상이 서 있는 이 광장 가까이에 관광안내소가 있어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인근의 돔광장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시작된 곳.1920년 호프만스탈의 '예더맨'이 이곳에서 공연되면서부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이어졌다고 한다. 돔광장에 대성당(돔)이 있다. 독일지역에 가톨릭을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성당이라고 한다. 대성당 좌우에 80m 높이의 탑이 우뚝하다. 성당 안에는 유럽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모차르트가 이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오르간 주자를 맡아 연주하던 것이라고 한다. 레지덴츠는 대주교의 주거지.황제의 방,기사의 방,옥좌의 방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 회의실에서는 모차르트가 초대손님들을 위해 지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레지덴츠 갤러리에서는 루벤스,렘브란트 등의 회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호헨잘츠부르크성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해발 120m 언덕에 자리한 성은 잘츠부르크를 상징하는 건축물.중부 유럽의 성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잘츠부르크 시내 전경이 아름답다. 성 안에는 대주교의 거실, 옛날 무기와 고물기구 등을 전시하고 있는 라이너 박물관이 있다. 중세 때 사용하던 대포도 그대로 남아 있다. 콘서트홀에서는 하이든과 모차르트가 사용했다는 수동식 파이프 오르간도 볼 수 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추억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시가지의 미라벨궁전 앞에 펼쳐진 미라벨 정원이 이 영화에 등장한다. 여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과 함께 '도레미 송'을 불렀던 곳이다. 잘자흐강 너머 언덕 위의 호엔잘츠부르크성 모습이 아름답다.

신시가 중심의 쇼핑가인 게트라이데 거리 9번지에 모차르트 생가가 보존돼 있다. 모차르트는 이 집 3층에서 1759년 태어나 17세까지 살았다. 어릴 때의 작품은 거의 모두 이 집에서 썼다고 한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모차르트가 사용하던 침대,바이올린,피아노와 함께 필사본 악보,초상화,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