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등 6개사 … 이달중 자율규제協 출범키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넘쳐나는 악성 댓글과 음란물,괴담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포털 게시물 자율규제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다. 쇠고기 괴담 등 최근 각종 사회 문제를 촉발하는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포털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공동 규제에 나선 것이다.

인터넷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7일 네이버 다음 네이트(싸이월드) 야후코리아 파란 하나포스닷컴 등 국내 6대 포털사업자들로 구성된 '포털 게시물 자율 규제협의회'를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창민 인기협 사무국장은 "유해성,명예훼손,허위사실 등 불법 인터넷 게시물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포털업계가 함께 모여 불법 게시정보 차단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율규제 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6대 포털과 인기협은 자율규제협의회를 통해 포털 게시물 필터링을 위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거나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독립적인 민간 자율규제기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포털 관계자는 "포털업체들이 이미 외부 자문기구를 운영하거나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임시조치 등 게시중단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게시정보 필터링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우선 불법 게시정보 차단 기준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동일한 게시물에 대해서도 포털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 피해자의 게시 중단 요청이 포털에 따라 다르게 조치되는 경우를 막아 혼란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포털 관계자는 "특정 연예인에 대한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 포털이 공조해 대처해 온 사례가 있어 공통의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시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포털업체들은 협의회를 통해 중장기 과제로 민간 자율규제기구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영국 호주 미국 등은 온라인 콘텐츠 등에 대한 심의를 정부기관이 하지 않고 민간 자율규제기구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전파 속도가 빠른 인터넷의 속성 때문에 지금 같은 정부 주도의 심의기구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며 "사업자들이 책임을 갖고 불법 게시물을 차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민간 자율규제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