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중학교 사회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넣어 한ㆍ일 간 외교갈등을 일으킨 뒤 16일부터 업무를 중단한 채 6일간 여름 휴가를 떠났다.

후쿠다 총리의 7월 중순 휴가는 이례적인 것이다. 일본 총리들은 대부분 한국의 추석 명절에 해당하는 오봉 연휴(8월15일 전후) 때 여름 휴가를 갔다. 후쿠다 총리도 주변에서 여름 휴가를 일찍 가는 방안을 권유했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상당히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여름 휴가 결정이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ㆍ일 간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독도 도발'로 한국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휴가를 떠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란 지적도 있다.

어쨌든 이번 '독도 파문'으로 후쿠다 총리의 아시아 중시 외교는 중대 난관에 봉착했다. 당장 오는 9월 도쿄에서 예정된 첫 번째 한ㆍ중ㆍ일 3자 정상회담의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