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정원을 늘리자는 얘기가 또다시 나오고 있다. 현행 2000명에서 4000명까지 늘리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거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변호사가 현행 1000명에서 매년 3000명씩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이참에 변호사 시험을 운전면허 시험처럼 단순 자격 시험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처럼 변호사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철저한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 변호사 숫자를 대폭 늘려 수임료를 낮추고 손쉽게 법률 조력을 받아보자는 것이 로스쿨 도입의 한 취지인 만큼 일응 타당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다. 로스쿨이 내년 정식 출범하면 2012년에야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배출된다. 이들이 실력을 검증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 주입식에서 토론과 문답식으로 수업 형식이 바뀐다고 하지만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기존 1500명에서 2010년 3000명을 목표로 3년 전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변호사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로스쿨 정원 책정에 사실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법조계가 기득권을 버리고 쪼그라들 밥그릇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