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보도하며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상당수 한국인이 북한 측의 상황 설명에 의구심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는 사고를 위장한 고의 총기 발사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1일 국회 연설 직전에 이번 사건을 보고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예정대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결국 이 같은 화해 제스처는 빛이 바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남북한 대화채널 가동이 중단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발생한 이번 총기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신문은 1998년부터 추진해온 금강산 관광사업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CNN AP통신 등도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타결 소식과 함께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CNN은 한국 정부가 사건이 발생하자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으며 현재 체류 중인 금강산 관광객도 한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금강산 피격 사건으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특히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 복원을 촉구하는 시정연설을 하기 몇 시간 전에 전례 없는 총기 발사 사건이 발생했다"며 "대통령이 경색됐던 남북 관계를 풀어보려고 나선 시점에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북한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피살 사건을 상세히 다뤘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 정부가 이번 피살 사건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북한군의 한국인 관광객 총격 피살 사건까지 발생,한국 내의 강력한 반발과 남북 관계의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견지해온 강경 대북정책 기조를 완화시키려던 차에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이 남북 대화 재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