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날씨를 마른 장마라고 하는데,장마철에 비가 아주 적게 오거나 맑은 날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장마가 시작되었다지만 비다운 비는커녕 찔끔 찔끔 뿌리다 말고 쉬시는 중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지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게 찜질방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같이 푹푹 찌니 죽을 맛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성질의 오호츠크 고기압과 우리나라 상공에서 만나 비구름을 잉태해야 장맛비가 내리는데 힘이 더 쎈 북태평양 고기압이 밀어붙여 한반도를 뒤덮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뜨끈뜨끈 달궈지는 거라고 한다.

이렇게 날씨가 뜨거울 때 부부 사이도 따라 뜨거워지면 얼마나 시원할까? 그런데 들려오는 뉴스마다 기름 값이 배럴당 얼마가 올랐네 어쩌구 하면서 세계가 유가 상승으로 재채기를 하니 우리나라는 감기몸살로 연일 콜록댈 수밖에 없다. 주식이 와르르르 바닥을 모르네,소비자 물가가 하늘을 찌르네,작년처럼 쓰다가는 쪽박차기 십상이네 하면서 연일 시끄럽게 떠들어대니 눈과 귀도 짜증스럽지만 집집마다 마음이 무겁다.

이러니 부부 사이인들 뭐가 그리 좋기만 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중년들은 인생에서 이루어야 할 과업들이 너무 많다. 승진도 했으면 좋겠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애들 공부도 잘 시켰으면 좋겠고 아파트 평수도 늘려 가면 좋겠다. 아내는 별 생각 없이 간간이 추임새로 바가지를 긁어대지만,남편은 모든 건 자기 책임이라고 자책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니 잠자리는 안 봐도 뻔하다. 오지랖 넓은 가장의 고민 덩어리를 모두 자기 어깨 위에 얹어놓고 버거워 하다가 어느 날 보니 배꼽 아래가 절대로 성낼 줄 모르고 얌전하다는 걸 깨닫는다.

조사에 의하면 30대 이상 성인 남성의 70.4%가 성관계 도중 실패하거나 당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신체적인 문제,아내와의 교감 차이,심리 상태 불안정과 갑작스러운 외부 변화가 신경 쓰여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성관계 실패 경험은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설문조사자의 21.0%는 주변 여건이 확실하게 갖춰졌을 때나 본인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일 때만 성관계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스트레스가 섹스를 파탄시키는 최대 원흉이자 남성들에게서 성욕을 뺏어가는 주범이다. 웬만한 남성들은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데,이런 때는 몸짱 얼짱 여인이 홀딱 벗고 덤빈다 해도 가까이 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감정 상태가 불안해지면 대뇌피질의 강력한 억제 반응이 일어나 성 중추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성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남성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고,오래 지속되면 발기부전으로 이어진다. 체내 호르몬 조절기전에 영향을 줘 성욕을 저하시키고,성 기능을 떨어뜨린다. 두려움이 있으면 근육이 긴장되고 혈관이 수축해 음경이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났다가도 도중에 시들어 버리거나 발기를 해도 굳세지 않아서 부부생활을 가로막는다.

많은 부부들의 불화가 성생활 문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빈번하나,본질적으로는 성행위 이전의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이 성욕이나 기타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란 가장 편안하고 가장 행복한 상태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때 진정한 느낌을 준다. 삶의 질에서 성생활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다 보면 남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으면 확실히 잠자리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뜩이나 끈적거리고 더워 죽겠는데 경제가 불안해서 그런지 남편하고 자꾸 싸울 거리만 생기네요. 남편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지 가까이 오지도 않으면서 자꾸 신경질만 내고요. "

더워서 잠도 설치는데 모처럼 둘이서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면 어떨까? 잠자리가 뜸할 때는 깜짝 이벤트가 약이다. 남들이 별짓 다한다고 비웃던 카섹스 한번 해보면 좋으련만 비가 와 줘야 제격인데 개똥도 약에 쓸라면 없다더니 그 흔한 소나기 한번 안 와 준다. 하늘이시여! 쫙쫙 쏟아지는 장대비 한번 보내주시면 안 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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