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 jinsoo@cj.net>

동시에 가질 수 없는 두가지가 있다면 가장 대표적인 게 뭘까. 그것은 '신념과 두려움'이다. 어떤 사람은 신념을 갖고 다른 어떤 사람은 두려움을 갖는다.

그렇다면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감정이다. 현재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이나 현재 처한 위치가 좋건 나쁘건 관계없이 본인이 현재의 것을 최소한 잃지는 않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을 때 두려움이 찾아온다. 이러한 두려움은 자신의 미래 잠재력을 작게 보는 사람이 갖기 쉬우며,보다 높은 수준으로 도전하려는 동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흔히 갖게 된다.

두려움이 현재 가진 것에 대한 감정이라면 신념은 그 속성상 미래지향적인 감정이다. 지금은 만져지지 않고 뚜렷이 보이지도 않는 것에 대한 도전이 신념이다. 또 신념은 긍정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생겨나며 자기 자신의 역량 발전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의 것이다.

두려움과 신념을 쉽게 표현한다면,두려움은 현재의 작은 달콤함을 놓기 싫은 사람의 몫이고,신념은 꿈꾸어 볼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기어코 내것으로 만들려는 사람의 것이다.

신념형 인간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보수적으로 본다. 즉 자신에 대한 평가가 짜다. 왜냐하면 가야 할 길이 멀고,뛰어넘어야 할 상대들이 커 보이는 심리상태가 바로 도전의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념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며,더 높은 곳으로 도전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한다.

신념형 조직은 결코 핑계를 대지 않는다. 통제 불가능 요소의 불가피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조직은 결코 성장할 수 없다. 하지만 통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보자는 의지가 강한 개인이나 조직은 틀림없이 성장하고 성공한다. 역사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고 변화를 이끈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은 가슴에 강한 신념을 품고 결코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신에게 신념형인지 두려움형인지 물어보면 누구나 신념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유의 반대말은 구속이 아니고 타성'이란 말이 있듯이 신념의 반대말은 불신념이 아니고 두려움이다. 우리가 현실에 안주해 내것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에 갇혀 살 것인지,아니면 신념을 갖고 미래의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 것인지에 따라 그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