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일 장중에 연중 최저치(종가 기준 1574.44)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지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외국인이 21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 오전 한때 1560선이 붕괴될 위기에까지 몰렸다.오후장 들어 6072억원에 달하는 기관의 프로그램 순매수에 힘입어 극적인 반등에 성공,1.78포인트 오른 1579.72로 7일간의 하락세를 마감했다.

지수가 오르긴 했지만 시장 전망과는 무관한 기계적 매수(프로그램)에 의한 상승인 데다 개인들까지 순매도에 나서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간에는 장세 판단에서 대응전략에 이르기까지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대표적인 낙관론자들은 "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비관론자들은 "코스피지수 1500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내외 증시의 가장 주요한 변수인 국제 유가에 대해서도 낙관론자들은 "큰 폭의 하락이 머지 않았다"고 본 데 비해 비관론자들은 "일시 조정은 있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국내외 기업 실적과 국제 유가 추이 등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만만찮아 국내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타긴 어렵다는 데 전반적으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관건은 국제 유가와 경기


이 센터장은 "지난 4월 이후 급등하고 있는 국제 유가가 일시적으로 조정을 보일 수 있지만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국내 경기 회복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김영익 센터장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현재 유가는 적정 수준을 배럴당 30달러가량 벗어나 있다"며 하반기 평균 120달러 선을 예상했다.

국제 유가가 150달러대에 이르면 기술적으로 과열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다 이 시점부터는 수요 감소나 글로벌 정책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3분기,국내는 4분기부터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유가 급등이 소비 감소와 기업실적 악화,금융회사 부실 여신 확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라며 "외국인 순매도는 이에 대한 우려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 'V'자 반등은 기대난


김학주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540은 올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9.5배로 주가 수준상 매력이 생길수 있다"면서도 "금융회사 부실이 발생할 경우 바닥은 1460까지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도 "경기가 나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된 상황"이라며 "1500선 지지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익 센터장이나 박 센터장은 "바닥이 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센터장은 다만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부실 상각 규모도 관심"이라고 말해 조정이 조금 길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 센터장은 "사기는 이르고 팔기는 너무 늦었다"며 "관망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지수가 1800선까지 반등할 수 있는 4분기를 위해 IT(정보기술)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가치주나 경기방어주 중심의 투자를 권했다.

자동차는 환율 수혜와 더불어 GM 등 선도 업체의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익 센터장이나 박 센터장은 IT 자동차 금융 등을 중심으로 긴 안목에서 주식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