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노무현 정부 때보다 지금이 경제적으로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적 행복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시각도 강했다.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경제적 행복지수(Economic Happiness Index)는 100점 만점에 34.8점에 그쳤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참여정부 막바지였던 작년 12월 초 조사 때(39.9점)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적 행복지수를 구성하는 경제적 안정(44.6점→42.5점),경제적 우위(45.7점→45.6점),경제적 발전(46.2점→41.6점),경제적 평등(25.0점→16.1점),경제적 불안(24.5점→16.9점),전반적 행복감(41.7점→37.0점) 등 6가지 항목이 모두 이전 조사 때보다 악화됐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 경제적 행복감을 떨어뜨린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급등과 경기 하강 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고용 불안 등으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뚜렷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적 행복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국민이 62%에 이른 반면 '도움이 된다'는 국민은 12%에 불과했다.

새 정부가 경제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발휘하기는커녕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는가'를 묻는 경제적 행복예측지수(200점 만점)도 작년 12월(136점)보다 낮은 123.1점에 그쳤다.

그래도 지수가 100 이상이라는 것은 경제적 행복을 이루려는 의지와 희망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대내외 여건 악화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촛불집회,노동계 파업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위기를 헤쳐갈 정부의 리더십마저 실종된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의욕 저하를 수습하고 실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리더십과 경제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경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처음 이 조사를 시작했으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정기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