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터블 가죽,자동차 안전띠,열대 야자수….'

의상이든 액세서리든 하나라도 덜 걸치는 게 상책인 요즘,이 같은 이색 소재로 만든 가방이 포인트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퓨처리즘 영향으로 골드ㆍ실버 색상의 '메탈릭 소재'가 패션업계를 지배했다면 올해는 '에코(eco) 열풍'에 힘입어 천연소재나 재활용한 특수 원단의 가방이 떠오르고 있다.

올여름엔 유독 천연소재가 두드러진다.

열대 야자수 잎으로 만든 호주 패션잡화 브랜드 '헬렌 카민스키'의 '라피아 백'이 바로 그것.열대 야자수 잎은 밀짚이나 왕골과 달리 쉽게 파손되지 않고 자체 왁스 성분이 있어 유연한 게 특징이다.

여름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여행용 빅 사이즈 가방(38만~45만원)이 인기다.

프랑스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는 베지터블 가죽 소재의 '코오스 라인'을 선보였다.

베지터블 가죽은 마지막 염료 과정에서 식물성 염료인 베지터블 오일로 처리해 광택감 없는 천연가죽 고유의 느낌이 있고 가죽 냄새가 나지 않는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현재 생산된 제품의 85%가 판매됐다"며 "기존 소재와 달리 새로움을 추구하는 패션 리더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트렌드에서 '재활용'은 서브(보조) 키워드에 해당한다.

자동차 안전띠로 만든 미국 브랜드 '하비스' 가방이 대표적.제시카 알바,켈리 모나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면서 국내에 알려졌고,지난 3월부터 씨앤와이인터내셔날이 미국에서 직수입해 온라인 쇼핑몰(www.harveys.co.kr)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레스포삭 매장에서만 판매했던 '스텔라 매카트니 라인'의 소재는 재활용 폴리에스터.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30% 정도 비쌌지만 지난달 생산된 제품이 품절됐다.

이 밖에 자동차 천막으로 만든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 가방도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폐품을 사용하므로 비슷한 패턴이나 디자인이 없다.

현재 국내에는 들어와 있지 않지만 온라인 사이트(www.freitag.ch)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